저는 '블라인드 사이드' 영화를 기분이 처질 때마다 꺼내 봅니다. 볼 때마다 감동적이고 따듯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이 영화는 제작비 2,900만 달러로 북미에서만 2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블라인드 사이드의 줄거리, 실화가 된 배경, 가족의 의미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블라인드 사이드 실화 줄거리
블라인드 사이드는 2009년에 개봉한 전기 스포츠 드라마 영화입니다. 미국의 미식축구 선수 '마이클 오어'의 삶을 기반으로 한 영화입니다. 감독 존 리 핸콕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산드라 블록이 양모인 '리 앤 투오이' 역할을 맡았습니다. 산드라 블록은 이 영화로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마이클 오어는 미국 남부 멤피스의 빈민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그를 돌보지 않았고,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는 십 대 시절까지 자신의 침대 하나 없이 보호시설과 거리를 오가며 살았습니다. 그런 그를 우연히 눈여겨본 미식축구 코치의 도움으로 사립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그곳에서 투오이 가족을 만납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산드라 블록이 연기한 '리 앤 투오이' 한 사람만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여러 번 볼 때마다 투오이 가족 전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 딸, 어린 아들까지 모두가 마이클을 처음부터 선입견이나 어색함 없이 가족으로 대합니다.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더 감동적이었고, 놀라웠습니다. 물론 실제 마이클 오어와 투오이 가족 관계는 입양이 아니라, 후견인과 피후견인 관계입니다. 영화 제목의 블라인드 사이드(Blind Side)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식축구에서 쿼터백이 공을 던질 때 보이지 않는 왼쪽 측면, 즉 오펜시브 라인맨이 보호해야 하는 사각지대를 뜻합니다. 동시에 마이클처럼 사회에서 외면당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 이중적 의미가 영화의 주제입니다.
배경, 인종과 계층이 만든 구조적 격차
영화는 2000년대 초반의 미국 남부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공간 자체가 미국 사회의 인종 분리(Racial Segregation)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인종 분리란 법적 혹은 사회적 관행에 의해 흑인과 백인의 생활공간, 교육 시스템, 경제적 기회가 물리적으로 나뉜 구조를 의미합니다. 마이클이 자란 지역과 투오이 가족이 사는 지역은 같은 도시 안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좋은 학교, 안전한 환경, 안정적인 경제력은 특정 계층에게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미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 학생과 고소득층 학생 사이의 학업 성취도 격차는 수십 년간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출처: 미국 교육부). 이 영화는 재능이 있어도, 그 재능을 발휘할 환경이 아닐 때 개인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줍니다. 또한 계층과 인종이 기회의 분배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되는지 비판하며, 한 가족의 선택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마이클이 대학 진학을 앞두고 FBI 조사를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투오이 가족이 자신들의 모교인 미시시피 대학교로 마이클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장면입니다. 그가 의심받는 이유는 그의 배경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 때문입니다. 이 장면에서 마이클이 느꼈을 감정이 얼마나 복잡했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 영화를 두고 일부에서는 '백인 인물이 흑인 또는 유색인종을 구원하는 구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서사'라고 비판합니다. 마이클 오어가 투오이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은 최근에 알았습니다. 과거에도 오어는 영화에서 자신이 지적인 사람으로 묘사되지 않았다고 불편함을 드러냈었고, 이 영화를 통해 투오이 부부가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 자체는 감동적인데, 현실은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가족의 의미, 그리고 환경이 만드는 미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볼 때마다 저는 씁쓸한 감정을 느낍니다. 영화에는 마이클과 함께 학교를 다녔던, 비슷한 재능을 가졌던 또 다른 흑인 아이가 등장합니다. 두 사람 모두 재능이 빛났지만, 환경이 달랐습니다. 결국 그 아이의 미래는 주인공과 정반대가 됩니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사회적 자본이란 개인이 속한 관계망, 즉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제공하는 신뢰와 지원의 총량을 의미합니다. 마이클이 투오이 가족을 만나기 전까지 갖지 못했던 것이 바로 이런 지원입니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도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이 자녀의 교육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출처: 한국교육개발원). 또한 이 격차와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양어머니의 행동력이 압도적이었고 감동을 받았는데, 두 번째부터는 그 가족 전체의 포용력에 감탄했습니다. 치안이 불안한 동네에 마이클을 데리러 갈 때 리 앤이 망설이지 않는 장면,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때 가족 누구도 흔들리지 않는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혈연이 아니지만, 서로를 완전한 가족으로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가족'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들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매일 밥을 함께 먹고, 옆에 앉아 숙제를 도와주고, 힘든 동네에도 직접 차를 몰고 가는 것들 말입니다. '우리는 가족이다'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가족'으로 행동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 영화는 환경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반짝이는 재능을 가졌지만, 지원이 없어서 다른 미래를 맞는 마이클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또한, 내가 발견하지 못한 재능이 얼마나 있을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