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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사전 (동물, 제작 비화, 관람 후기)

by 융드 2026. 4. 19.

신비한 동물사전

2016년 개봉한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 세계관에서 약 70년 전인 1926년 뉴욕을 배경으로 합니다. 저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전부 보지 않은 상태로 이 영화를 봤는데, 어릴 때부터 신화나 판타지 소설 속 동물에 빠져 살았던 터라 마법 동물이 나온다는 것 하나만으로 극장에 달려갔습니다. 이번에는 신비한 동물사전 영화를 동물, 제작 비화, 관람 후기를 작성하겠습니다.

신비한 동물사전 속 등장 동물

이 판타지 영화 속 마법 동물은 하나하나 개성적이고 매력적이었습니다. 관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니플러는 반짝이는 것이라면 무조건 주머니 속에 집어넣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동물은 인간의 소비주의적 욕망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주의(consumerism)란 물질적 재화의 소유와 소비를 삶의 중심 가치로 삼는 경향을 뜻합니다. 니플러가 통제를 벗어날 때마다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은, 욕망이 제어되지 않을 때 사회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로 읽힙니다. 영화는 이 장면을 웃기고 귀엽게 표현하며, 꽤 날카로운 비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리포터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에 가면 니플러 인형이 반드시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 동물의 매력에 얼마나 열광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영화의 동물 중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물어보면 거의 다 니플러를 꼽더라고요. 보우트러클은 자신을 해치지 않는 존재에게만 마음을 여는 생명체입니다. 이는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과 맞닿아 있습니다. 여기서 애착 이론이란 영아기부터 형성된 신뢰 관계가 이후 모든 인간관계의 기반이 된다는 존 볼비의 심리학 개념입니다. 보우트러클의 조심스러운 행동 방식이 우리가 사람을 사귀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그리폰이었습니다. 거대한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르는 첫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여기에 더해 화려한 금빛 외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언뜻 보기에 작은 식물처럼 보이는 보우트러클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영화 속 마법 동물들이 저마다 다른 생태를 가진 것처럼 디자인된 점이 동물학적 사실성을 판타지에 접목한 결과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작 비화와 시대적 배경이 더해주는 깊이

이 영화는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합니다. 재즈가 흐르는 나이트클럽, 클래식 자동차, 플래퍼(flapper) 스타일의 파티 의상들을 보면서 시대적 분위기가 잘 느껴져서 시각적인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 배경은 영화 속에서 하나의 장치로 작동합니다. 1920년대 미국은 대공황 직전의 황금기이자, 이민자 문제와 인종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던 시기입니다. 마법사와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 사이의 긴장 관계는 이 시대적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을 두려워하며 숨어 지내야 하는 마법사들의 처지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 차별받던 소수자들의 상황과 묘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해리포터의 작가가 직접 각본을 쓴 덕분에 세계관의 일관성은 상당히 잘 유지됩니다. 동물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도 실제 생물학적 습성을 참고했다는 점이 제작 비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니플러의 경우 두더지와 오리너구리의 특징을 결합한 결과물입니다. 이 영화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상을 수상했고, 영국 BAFTA에서도 의상상과 미술상을 받았습니다(출처: 아카데미 공식 사이트). 1920년대 복식 재현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이 평가받은 것인데, 직접 보면 그 평가가 납득이 갑니다.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은행이 나오고, 사업계획서를 들고 찾아온 사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모습 또한 당시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장면입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세계관 설정과 관련된 마법 생물 연구에 대한 배경은 영국 영화 제작 당시의 제작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워너 브라더스 공식 사이트).

관람 후기, 아쉬운 점과 그럼에도 남는 것들

영화는 동물들을 찾아다니는 이야기와 그린델왈드를 둘러싼 어두운 서사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그린델왈드를 주변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는 대부분 잘못된 선택으로 이루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두 이야기가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차라리 동물 구출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훨씬 경쾌한 영화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점점 동물의 비중이 줄어든 점이 아쉬웠습니다. 저는 좀 더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뉴트에게 가장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과 있을 때보다 동물과 있을 때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니, 동물 사육사가 생각났습니다. 동물과 함께 교감을 할 때 행복해하는 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심리학 관점에서 보면, 이런 사람은 HSP(Highly Sensitive Person), 즉 감각 처리 민감성이 높은 사람의 특징과 맞아떨어집니다. HSP란 외부 자극에 일반인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며, 타인의 감정을 쉽게 읽되 그만큼 사회적 피로감도 크게 느끼는 기질을 의미합니다. 뉴트를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 배우가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말을 할 때도 어딘가 수줍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이 이 설정을 정말 잘 살려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와 영화 속 인물이 이렇게 잘 맞는 경우를 보기 드물 정도로 잘 어울렸습니다. 이 영화에는 많은 커플이 등장합니다. 그중에 저는 제이콥과 퀴니의 관계가 가장 애틋하게 남았습니다. 머글과 마법사의 사랑은 미국 마법부의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 관계입니다. 마지막에 제이콥은 비를 맞으며 마법사들과 있었던 기억을 잃습니다. 하지만 내재된 기억에 따라 빵집을 엽니다. 그리고 퀴니가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영화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결국 두 사람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2편부터 그린델왈드 중심의 서사가 본격화되면서 동물들의 비중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2편을 보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영화에서 느꼈던 좋은 감정을 희석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해리포터를 잘 모르더라도 가볍게 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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