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개봉한 대만 영화 '장난스러운 키스'는 한국에서 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국내 개봉 대만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만 영화는 한국 시장에서 10만 명 이상 동원하기도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이 영화가 그런 통념을 완전히 깬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 첫사랑 시절이 떠올랐고, 왕대륙 배우의 매력에 빠져 그가 출연한 다른 작품들까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장난스러운 키스의 흥행 요인, 원작 비교, 청춘 로맨스를 분석하겠습니다.
장난스러운 키스, 대만 영화 최고 흥행 요인
장난스러운 키스는 일본 만화가 '다다 가오루'의 동명의 만화책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원작 만화는 1996년 일본 드라마를 시작으로 일본, 대만, 한국, 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여러 차례 제작되며 탄탄한 지식재산권의 힘을 입증했습니다. 여기서 지식재산권(IP)이란 원작 콘텐츠가 가진 브랜드 가치와 팬층을 의미하며, 영화 제작 전부터 이미 관객 유입을 보장하는 자산입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제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한 바로는 관객의 대다수가 여성이었습니다. 특히 20~30대 여성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커플 관람객도 상당수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만 영화는 마케팅 예산이 적어 한국에서 흥행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은 주연 배우 왕대륙과 감독 천위산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방송, 인터뷰, 시사회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습니다. 흥행의 또 다른 요인은 SNS 바이럴 효과였습니다. 영화 속 명장면과 대사가 짧은 클립으로 편집되어 여러 매체의 SNS에 확산되었고, 이는 원작을 모르던 신규 관객층까지 끌어들였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친구가 올린 영상을 보고 궁금해서 봤다'는 사람이 여럿 있었습니다. 저는 이후에도 이 영화가 보고 싶어지면 OTT를 이용해 감상하는데, 그때마다 극장에서 보았을 때와 같은 설렘을 느낍니다.
원작 드라마와 비교
장난스러운 키스의 원작은 순정 만화 특유의 '평범한 여주인공과 완벽한 남주인공'이라는 클리셰를 따릅니다.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여기서 클리셰란 장르물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서사 공식을 뜻하며, 익숙함 때문에 식상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안정감을 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2016년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 버전에 이어 두 번째 극장판입니다. 제가 두 버전을 모두 봤는데, 일본판은 원작의 섬세한 감정선을 충실히 따라간 반면, 대만판은 좀 더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재해석했습니다. 일본 버전이 조용히 감정을 쌓아간다면, 대만 버전은 OST와 색감으로 청춘의 설렘을 더 직접적으로 표현합니다. 개인적으로 간질거리는 첫사랑의 감성은 대만판이 더 좋았습니다. 이 영화가 원작 드라마들과 공통적으로 유지된 설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평범한 F반 학생이 천재들이 모인 A반 학생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는 장면입니다. 둘째, 여자주인공의 집이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면서 남자 주인공 집에서 동거하게 되는 설정입니다. 셋째, 여자 주인공의 끈질긴 짝사랑과 남자 주인공의 점진적인 마음 변화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상영시간의 제약상 드라마처럼 세밀한 일상을 담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쌓아가는 소소한 순간들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는데, 영화는 주요 장면 위주로 빠르게 전개되어 감정 변화가 다소 급하게 느껴졌습니다.
2000년대 순정 만화 감성과 청춘 로맨스의 매력
이 영화는 전형적인 2000년대 순정 만화의 클리셰와 줄거리 구조를 따릅니다. 부잣집에 천재인 남자 주인공, 평범하지만 긍정적인 여자 주인공, 삼각관계를 만드는 라이벌까지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구성은 현대 관객에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오히려 그 익숙함이 재미와 편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왕대륙이 연기한 '장즈수'는 차가운 성격의 천재형 주인공의 전형입니다. 학교 성적은 1등에 뛰어난 외모를 가졌으며, 부유한 집안이라는 배경을 모두 갖췄지만 감정 표현에는 서툽니다. 여기서 '츤데레' 성향이 나타납니다. 츤데레란 일본에서 시작된 단어로, 겉으로는 차갑게 대하지만 속으로는 상대를 신경 쓰는 성격의 등장인물을 비유합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작은 배려와 미묘한 표정 변화가 관객의 심금을 울립니다. 대만 청춘 로맨스 영화의 특징은 과도한 드라마 없이도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2015년 개봉해 큰 사랑을 받았던 '나의 소녀시대'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성공했습니다(출처: 한국영상자료원). 장난스러운 키스는 그 계보를 잇는 작품이며, 특히 OST가 첫사랑의 설렘을 효과적으로 담아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며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짝사랑의 간질간질한 감정이었습니다. 상대는 무심하게 지나가는데 혼자서만 두근거리는 그 순간, 작은 관심에도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학창 시절에 가졌던 첫사랑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는 이런 풋풋함이야말로 청춘 로맨스 영화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난스러운 키스는 익숙한 공식을 따르면서도 배우들의 화합과 대만 특유의 따뜻한 연출로 차별화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41만 관객이라는 숫자는 원작의 팬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성과입니다. 이는 대만 청춘 로맨스 장르가 한국 관객에게 설득력을 가졌다는 증거입니다. 첫사랑의 설렘을 다시 느끼고 싶거나,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로맨스 영화를 찾는다면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제 경험상, 이 영화는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작품입니다.